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 있다.
미루는 것이다.
내일 하겠다느니 다음에 하겠다느니 하고
미루는 것이다.
미루는 일처럼 쉬운 일은 없다.
미루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
그러나 누구도 미룰 수 없는 일이 있다.
어떤 힘으로도, 어떤 기술로도, 어떤 권력으로도
어떤 학문으로도 미룰 수 없는 일이 있다.
죽음이다.
죽음은 누구도 미룰 수가 없다.
죽음은 지금이고 여기다.
미루는 것이 편리해서 습관화된 사람들에게
죽음은 무서운 것이다.
죽음은 정말 한 치도 미루어 주지 않고
누구에게도 연기나 지체가 없다.
죽음은 지금 여기서 겪어야만 하는 삶 중의 삶이다.
미루는 일은 쉽다. 정말 쉽다.
쉬운 길을 택했기에 대가가 있다.
후회라는 커다란 대가다.
삶은 미루는 인간들의 얄팍한 꾀에 속는듯하지만 결코 아니다.
죽음을 누구도 속일 수 없듯이 삶도 누구도 속일 수 없다.
삶은 정확한 보상을 해 준다.
미루는 사람에게는 후회와 원망이라는 보상을 준다.
삶을 미루지 않고 지금 하는 사람에게는
구원이라는 선물을 준다.
지금이 바로 은혜 받을 만한 때요
여기가 구원의 날이다.
지금이다.
이곳 여기다.
<눈뜨면 이리도 좋은 세상>중에서 발췌
2015.5.4
아침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