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에 취하여
안 도현
호박 넝쿨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갔더니
거기 호박꽃이 피었더라
그 호박꽃 속으로 난 길을 걸어 들어갔더니
호박꽃에 쪼그리고 앉은 내가 보이더라
Note.
그는 어렸을 때에 이 맘때쯤이면
집앞 골목에 흐드러지게 핀 호박꽃을
그렇게 물끄러미 보고 있었습니다.
아침 내내 그 호박꽃 하나 보는 것 만으로도
그는 참 행복했었습니다.
그런 그거 유럽가지 가서 17일 동안이나
그렇게 많은 것을 보아도 어느 한쪽은
여전히 비어있습니다.
오늘 아침은 그 빈 자리에 호박꽃을 담아 봅니다.
추신)
람들의 덕택에 302기를 아주 잘 마쳤습니다.
이번 주말 금요일 부터는 249기 알아차리기가 열립니다.
나는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사람으로서 물었던 가장 근원의 물음과 지내보는 수련입니다.
그렇게 지내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생애에 가장 큰 선물 내지는 은총이 아닐까 합니다.
잘 준비하고 람들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우리 실력있는 산파 자연님이 인도하는
표현예술치유가 아트세라피라는 이름으로 6번째 열립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자기를 성장하는데 투자하는 것입니다.
올 여름이 그런 여름이 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2011, 8, 1
아침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