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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동네 동구나무가 제일 크고

우리 동네 냇가가 제일 큰 줄만 알았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학교에 있는 나무를 보았습니다.

그날로 부터 그렇게 커보였던 그 동구나무가 작게 보이는 것입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세상 여러 곳을  보고서

동네에 들어와서 본 냇가는 왜 그리 작아보이던지요.

그날의 서늘함이란.

우리 집이 작게 보이는 것 같았고

내가 작게 보이는 것 같은 초라함마저 느껴 오던 것을 기억합니다.

 

나는 나무를 참 좋아합니다.

내가 그동안 해온 일 중에 하나는

매년 4월 식목일이 되면 나무를 심어온 것입니다.

정말 해마다 거르지 않고 심었습니다.

지금 살림마을의 나무들은

내가 유성에서 개척교회를 하면서 부터 심어 온

한 그루 한 그로 나무들로 부터 시작하여

심고 가꾸어 온 나무들입니다.

이렇게 심고 가꾸어 온 나무가 해마다 자라면서

심은 나에게 주는 위로와 사랑은 무엇으로 비유가 될까요.

바로 자식 같다고나 할까요.

그렇습니다.

정말 자식 같습니다.

언젠가 백두산 천지에 올랐을 때에

제일 생각나는 것은 살림마을 정원였었으니까요.

 

이제 하얀 빛의 언덕 몬테알반에서 나와

세계에서 가장 둘레가 크다는 나무를 보러 갑니다.

아니 알현하러 간다고나 할까요.

설레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런 설렘을 경험하러

우리는 이 지구별에 나타난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무가 눈에 들어 옵니다.

정말 엄청납니다.

둘레 58m,

어른 38명이 함께 안아야 안을 수 있는 나무.

높이 42m

나이도 2500여살이라고 합니다.

 

경건함이 느껴 집니다.

거룩함이 올라 옵니다.

고구려 백제 보다도 더 오래된 나무입니다.

우리 고조선 시대가 지나 부여 때라고나 할까요.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시기 전에 이 세상에 온 나무입니다.

 

오고 간 수 많은 사람들을 지켜 보았을 이 나무가 바로

툴레입니다.

지금은 성당이 옆에 지어져 있고 나무를 지키는 경찰이 있습니다.

수 많은 세월을 견디어 살아온 툴레 할아버지 입니다.

곳곳을 살펴 봅니다.

그것과 어울려 하나가 되어 느껴 봅니다.

나무가 아닌 그것으로 만납니다.

잠시 시공간을 넘어 여기나없이있음의 공을 만납니다.

이런 공놀이를 하는 내가 참 좋습니다.

공즉시색 색즉시공

공불이색 색불이공

 

해 마다 가을이면 내가 치르는 의식, 리츄얼 하나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에 만난 보석사 은행나무를 만나러 가는 것입니다.

단풍이 익어 갈 때면 나는 꼭 보석사 은행나무를 만나러 갑니다.

1200여년을 살아온 은행나무입니다.

신라시대 때 부터 살아온 그 나무 앞에 서면

나는 정말 아주 작아집니다.

그 작아짐에서 오는 겸손, 겸허, 경건을 만나러

올 가을에도 나는 보석사 은행나무를 만나러 갈 것입니다.

툴레를 보고 나오면서 내 가슴에는

보석사 은행나무가 더욱 깊게 심어 집니다.

 

내 나이 마흔이 넘어 중간을 지날 때입니다.

그 해 가을이 익어 가고 있을 때에 갑자기

정말 아주 갑자기 보석사 은행나무가 보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녁이 오기전에 그 노랗게 물들인

그 은행나무를 보러 달려 갔더랫습니다.

나는 그날 노랗게 물들인 그 은행나무를 보지 못했습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둠이 깔려 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날에 다시 갔었습니다.

한 낮 햇살에 비친 그 노란 색을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 노랑은 내 가슴에 지금도 넘실 거립니다.

그 해로 부터 시작하여 나는 가을이면 의식을 치르듯이

보석사 은행나무를 보러 갑니다.

 

올해도 나는 그 보석사 은핸나무를 보러 갈 것입니다.

내 안에 노랑을 만나러요.

 
2010, 9, 23
아침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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