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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이 날도다 저 언덕에서
오동이 자라도다 저 조양에서’

시경 권아편에 나오는 말이란다.
숨은 인재가 조양, 아침햇살을 만나서
드디어 자기 빛을 드러난다는 말이다.
여태껏 내가 해온 일을 이렇게 잘 노래할 수 있으랴.
앞으로 할 일도 이렇게 잘 말해줄 수 있으랴.
하늘농사꾼이라는 농천(農天)에서
요즘은 조양(朝陽)이라고 쓰고 있다.

이제 둥지를 마련할 때가 왔다는 직감이 왔다.
나는 이 직감을 믿는다.
물론 그렇게 온 직감을
나는 한동안 내 가슴에만 묻고 있다가
내어 놓는다.
먼저 아내에게 묻고, 자녀들에게 묻는다.
선생님께 묻고 친구들에게 묻고,
전문가들에게도 묻고 묻고 묻는다.
1987년대선이 노태우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으로 끝난다.
유성지역 공정선거감시단을 이끌던 나는
한 달 정도롤 시름시름 아프게 지낸다.
그때 만난 음성이 있다.
바로의 마음을 강팍하게 하시는 출애굽기의 하나님을 만난다.
그러면서 이제 부터는 요구하는 운동을 나는 안하리라.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리라.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나의 욕망, 꿈.
이 꿈이 꿈틀거리면서
진산으로 교회를 옮겨야겠다는 결심이 서는 것이다.
그때는 너무나 나에게 자연스러웠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때 한 이사,
change palce가 나의 운명을,
나의 생애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줄을
어떻게 알았겠는가?
Change Place
Change Thoughts
Change Peoples
Change Time
Change Future

영주 동도가 농지라서 농가주택으로 밖에
건축허가가 나오지를 않았다.
교회 모양으로 지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것이 하등의 고민이 되지 않았다.
고전적인 교회 형태가 아닌
21세기에 맞는 교회를 짓고 싶었고
교회, 즉 예배 공간도 필요하지만
집단을 할 영성, 수련회 공간,
도농간의 만남을 위한 공간이 필요했다.
그 당시 유행하던 집이 조립식 주택이었다.
건축비가 없는 나로서는 아주 구미가 당겼다.
소개를 받아서 설계를 하고
중고 조립식을 구해서 60평을 3,000만원에 짓기로 했다.

설계도를 내놓자, 아내가 말한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처음 집을 지으면서
어떻게 조립식으로 짓느냐는 것이다.
그것도 중고 자재로.
자기는 기초만 하고 내년에 지어도
제대로 설계해서 짓겠다는 것이다.
창피하고 화도 나고.
누가 뭐 그렇게 제대로 짓지 못해서 그러겠는가.
문제는 건축비 때문이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속을 끓이면서 며칠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연구단지 성경공부 모임인
과기대 교수 부인팀이 있었다.
하루는 과기대 양교수님과 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중에 묻는다.
교회를 옮긴다고 들었는데 설계는 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대충 그려서 지을꺼라고 했더니,
정색을 하면서 말을 한다.
“목사님이 그렇게 무식한 소리를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설계할 사람이 없어서 그러시면
자기 친구에게 스케치만이라도 받자고 한다.

나는 그때서야 알았다.
내가 얼마나 무식한 줄을.
그렇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런 사람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팔만대장경도 빨래판이다.
고려청자도 개밥그릇이다.
양교수님의 소개로 박소장이 와서 현장 답사를 했다.
박소장님은 서울대 건축과를 나오고
외국에서 공부하고 활동을 하다가 와서
서울에 건축설계사무소를 열어서
아주 활동적으로 작품을 하고 계시는 분이셨다.
양교수님 부탁이 아니면
이런 집을 설계해주실 분이 아니었던 것이다.
설계비도 없이 말이다.

땅을 둘러보고 물길을 보고 방향을 보시더니
지금 살림의집이 자리한 곳에 집터를 잡아준다.
나는 지금 합창의집 자리에다가 집을 짓고
서서히 내려올려고 하고 있었다.
박교수님은 그 곳은 너무 깊으니 앞에다 먼저 짓고
필요하면 차차 지어 올라가자는 것이다.

1주일 후에 스케치 그림이 왔다.
팩스가 없던 시절이라 과기대로 팩스를 보내오면
양교수님은 그 팩스를 갖고 나에게로 왔다.
나는 그 팩스로 온 그림을
아내와 교인들과 조율을 해서 수정안과
우리의 요구를 써서 과기대로 가져가면
다시 양교수님은 팩스로 박소장 사무실로
보내는 방법을 택했다.
두 번째로 온 그림이 왔다.
거의 지금의 살림의 집 형태로 설계되어 왔다.
얼마나 시원하고 확 마음에 들어오던지,
그때까지 나는 아마도 수 십장의 그림을 그렸었다.
그러데 이와 비슷한 그림은 못 그렸었다.
평면도가 아주 쏙 마음에 들었다.
다음 그림에 평면도와 입면도도 왔다.
우리가 그림을 들고 박소장님 사무실로 찾아갔다.
최종 조율 시간이었다.
친절하게 맞이해주고 더 자세히 못 그려주어
미안해하시는 표정이 지금까지 눈에 선하다.

이 소식을 들은 한 살림의집 회원인 관수엄마가 말한다.
그 스케치한 것 가지고는 집을 지을 수 없다고 한다.
그 스케치를 자기 오빠에게 주면
오빠가 상세도를 몇 장 그려 준다고 했다는 것이다.
스케치에는 창문의 높이, 창문의 크기, 등등
상세한 치수가 적혀있지 않았었다.
1주일 후에 상세도를 받고 얼마나 고맙고 선명하던지
금방이라도 집을 지을 것만 같았다.

이제 건축단계에 들어갔다.
후배 교회 교인이라고 해서 건축업자를 소개 받았다.
바로 터 닦기에 들어갔다.
이틀을 하더니 공사가 진행이 안되는 것이다.
한달이 지나도.....
알고 보니 공사 착수금을 갖고 도망을 간 것이다.
얼마나 화가 나고 욕이 나오던지,
나는 그럴 때 절망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화를 내어
그 화에너지를 창조에너지로 바꾸어 쓰는 버릇이 있었다.
목수, 미장이, 벽돌, 설비, 전기....
업자들을 개인적으로 만났다.
분야별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업자들이 계약하는 것 보다 20%는 더 높게 나왔다.
나는 새벽기도 마치자마자 대전에서 시공업자들을
차에 태워서 현장까지 실고 오고
작업이 마치면 다시 실고 나갔다.
3월에 시작해서 11월까지.

공사비를 준비 해놓고 짓는 집이 아니라서
중간중간에 공사가 멈춘다.
비가 와서 나는 공사가 멈출 때 오히려 편안했다.
장마가 오기전에 지붕을 덮어야 한다고 해서
박차를 가하고 가했지만 공사가 잠시 멈추고 있을 때다.
예배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집을 나와 함께 보고 있는데,
위에 지붕을 다 덮지 않고 끊어서 지금처럼 두자는 것이다.
이 층은 다락이라서 일반창문은 할 수가 없고
비둘기 창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모험을 하기로 했다.
만남의 상징을 전화기 수화기 모양이 나타난 것이다.
삶은 이렇게 우연히 한 것인데 의도된 것보다
더 자연스러울 때가 있다.

터를 고르고 기초 콘크리트를 할 때다.
레미콘을 불렀다.
그 해에는 콘크리트 레미콘이 정말 귀한 때였다.
시멘트 파동이 있었던 해다.
나는 미리 겨울에 시멘트 500포를 사놓고
건축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공사를 하면 기반시설,
적어도 도로를 만들어 놓고 공사를 시작했어야 했는데
그냥 밭으로 자재들을 실어날라서 하고 있었다.
일반 자제를 실은 차러럼 레미콘도 들어올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레미콘은 아니었다.
레미콘을 붓기 직전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앞으로도 못가고
뒤로도 못가고......
두 차가 다.
결국 두 대분 레미콘을 그냥 그 자리에 붓게 된다.
영업사원이 어찌나 화를 내던지 담배를 피우더니
타는 담배를 산더미처럼 부어놓은 콘크리트 더미에다가
꽂으면서 말한다.
“이거 먹고 다시는 이러지마라!”

초생달은 논골재에 떠있고
산에서는 새소리 울고.....
4월초의 찬바람이 살 속까지 스며온다.
외로움이 확 밀려온다.
이리저리 서성인다.
안절부절이다.
그리고서는 산더미처럼 쌓인 시멘트더미를 본다.
터 닦기 한 곳을 돌아본다.
초생달을 보면서 기도가 터진다.
“하나님, 나 기어코 이 집을 짓고 맙니다.
기어코요. 두고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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