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가서 휴가를 온 한 수련생에게 물었습니다.

- 그래 군에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던가?

- 함께 자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 아니 함께 자는 것이 힘들다니?

- 저는 늘 제 방에서 혼자 잤었거든요.

   저는 형제가 없이 혼자서 컸거든요.

군에 가서 함께 자는 것이 힘들었다는 이 젊은이의 고통,

저희 세대로는 참 우숩기도 하지만

그에게는 가족 이외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진정 힘든 것이었던 것입니다.

사람은 홀로 함께 하는 존재입니다.

혼자이면서 함께 할 수 있고

함께 하면서 홀로 있을 수 있어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지요.

이리저리 어울리면서 함께 하지 못해 혼자 있습니다.

혼자 못있어 게임이나 야동에 빠집니다.

게임이나 야동에 빠진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합니다.

악순환을 합니다.

나중에 직장에 가서도 함께 하는 일에

아주 서툴고 어렵고 힘이 듭니다.

결국 인간관계가 힘들어 사표를 냅니다.

악순환을 합니다.

한 그룹의 회장은 자기 직원들에게

두 가지 운동을 권했다고 합니다.

하나는 골프고 하나는 럭비였다고 합니다.

골프는 스스로 혼자서 하는 운동이고

럭비는 공동체로 함께 하는 운동이지요.

아마도 이 그룹 회장님도 이를 아셨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이 사는데는 두 가지,

즉 홀로와  함께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 레드 스쿨은 홀로 함께 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웁니다.

홀로 일어나게 합니다.

홀로 산에 오르게 합니다.

홀로 밤길을 걷게 합니다.

홀로 가만히 앉아 있게 합니다.

홀로 공부를 합니다.

홀로 가만히 있어 보는 방에서 살게도 합니다.

함께 달립니다.

함께 운동을 합니다.

함께 채소 밭을 가굽니다.

함께 마당을 씁니다.

함께 노래하고

함께 춤을 춥니다.

여기나없이있음의 홀로세계

이곳나되어감의 함께세계

존재와 현상,

그것을 하나로 통합하여

지금 여기를 사는 사람으로 만듭니다.

사람은 다 되어있으면서도

만들어지고 되어가는 존재입니다.
 

2009, 12, 17
아침햇살